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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먹거리 세계화 두얼굴..."공급망 혼란땐 가격급등 역효과

작성일 : 2022.12.07 조회수 : 746

기사링크:  https://www.nongmin.com/news/NEWS/ECO/WLD/367962/view

 

먹거리의 가격 하락과 다양성 확대 효과가 기대됐던 ‘세계화’가 최근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공급망 혼란으로 오히려 가격 변동성을 높이는 역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식료품 가격 상승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넘어 수십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FPI)에 따르면 식품 가격은 최근 다소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여전히 2020년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보다 약 25 나 높다. 이는 팬데믹으로 인한 제조·수송 부문 혼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곡물 가격 상승 등이 식품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를 보면 자국에서 소비되는 식음료 수입품 의존도는 2008년 13.2 에서 2020년 18.3 로 크게 높아졌다.

전세계적으로도 밀 소비량 수입 의존도가 1995년 17 에서 2019년에는 25 로 급등했다고 미국 싱크탱크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집계했다.

그 결과 애플 아이폰 부품을 세계 각국에서 만드는 것처럼 미국에서 피자에 스페인산 햄과 멕시코산 소스를 쓰고 스카치위스키는 우크라이나산 보리로 만드는 등 식자재 공급망이 세계화했다.

세계화는 식품 생산성을 크게 높였으며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기도 했다. 특히 생산지역 다양화는 특정 지역의 작물 실패에 따른 공급 차질이 발생해도 다른 지역에서 보충할 수 있어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이 봉쇄되고 운송 가격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식료품 공급망이 혼란에 빠졌다.

실제로 미국 버지니아주의 쇠고기 진공팩 제조업체인 퀴진솔루션의 경우 아시아지역 원자재 수입을 위한 컨테이너 비용이 요동쳤다. 과거에는 통상 1대당 3000달러(389만원)였으나 팬데믹 이후 한때 3만달러(3885만원)로 뛰어올랐다가 지금은 4500달러(583만원) 수준으로 안정됐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 곡창지대인 이 일대 곡물·해바라기유를 수출하는 항구가 봉쇄되면서 농산물과 비료 가격이 급등했다.

이밖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도 식료품 공급망에 혼란을 가중했다. 브렉시트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한 데다 2020년 실제로 분리가 이뤄진 후 통관 과정에서 각종 서류작업이 추가되면서 영국 내 식품 수입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식품업계는 식자재를 가까운 지역에서 찾는 등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상황을 개선하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딜로이트가 진행한 조사에서 미국·유럽 식음료 기업들의 90 는 재료 확보와 제품 출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수전 워처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는 “식품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공급 충격에 극도로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서도 세계화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감에서 벗어나는 한편,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국제 공급망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세계화로 곡물 생산도 특정 국가가 독과점하면서 각종 위험에 대한 변동성이 커졌다”며 “기초 식량에 대한 자급률을 높이고 우방국과 ‘식량 스와프’ 추진을 확대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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