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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국제농업기술대학원 종자생명기술 정춘균 교수 인터뷰

작성일 : 2016.07.11 조회수 : 2336

1.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올해 2월 미국에서 귀국하여 3월부터 국제농업기술대학원 종자생명기술트랙에서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정춘균입니다. 그리고 종자생명과학연구소 소속의 연구책임자로서 작물분자생물학연구실이라는 새로운 연구실의 문을 열고 우리의 주곡인 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2. 모교에서 신임교원으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오랫동안 소망해 왔던 독립 연구자와 교육자로서 첫 걸음마를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모교에 다시 돌아와 근무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신참 교원으로서 하게 되는 모든 일들이 첫 경험이기 때문에 여러 시행착오도 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연구실 운영에 필요한 연구비 수주 및 연구 인력과 장비를 어떻게 갖춰 나아가야 할지, 또한 저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연구 주제와 방향 설정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3. 새로 시작하시는 연구실 운영 순조롭게 진행되시길 바랍니다. 국농원에 교수로 오시기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08년 서울대학교에서 식물 스트레스 저항성 연구로 농학박사 학위를 받고,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록펠러대학교의 Nam-Hai Chua 교수님의 식물분자생물학연구실에서 2013년까지 postdoctoral fellow로서, 귀국 전까지는 research associate로서 근무하면서 새로운 타입의 RNA와 단백질 분해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 수행 및 박사과정 학생들과 신참 박사후 연구원들을 멘토링하였습니다.

 



4. 록펠러대학교에서 연구하신 주제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전공하신 식물분자생물학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근무했던 Nam-Hai Chua 교수님의 연구실에서는 식물의 대장균이라 불리는 일년생의 작은 잡초인 애기장대를 이용하여 다양한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생물학의 미개척 분야로 새로운 유전자 발현 조절자로서 주목받고 있는 long noncoding RNA(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RNA)를 대량 발굴하고 어떠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였습니다. 또한 유전자 발현 조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MYC2라는 전사인자 단백질을 분해하는 특정 ubiquitin E3 ligase에 대한 생화학적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분자생물학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분자 수준에서 DNA, RNA 및 단백질의 기능과 역할을 밝힘으로써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기초연구 학문입니다. 그중에서 식물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분야가 식물분자생물학입니다. 소위 GMO라 불리는 생명공학작물이 식물분자생물학 연구결과가 응용된 대표적인 결과물입니다. 다시 말해서, 분자생물학적 기초연구로부터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유전공학 기법을 통해 유용한 외래 유전자를 작물에 새로이 삽입하거나, 작물 자체의 유전자 기능을 강화 또는 약화시킴으로써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 같은 특성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생명공학작물로써 1994년 Flavr Savr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시판된 쉽게 물러지지 않는 토마토와 저개발 국가 아동들의 실명 방지를 위해 비타민 A 함량이 강화된 ‘황금쌀’(golden rice)의 개발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5. 이번 학기도 이제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가는데요. 대학원 이야기를 질문드립니다. 부임 후 첫 학기, 어떠셨나요? 


 벌써 한 학기가 끝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 학기였습니다. 늘 그렇듯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있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수업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와 계획들이 있었지만 크고 작은 장애물들을 만나면서 주어진 여건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함을 또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라는 것을 몸소 체험한 학기였습니다. 지식 전달에 있어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소통의 방법과 수단이 필요하며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제 수업의 첫 수강생이 되어 준 대학원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6. 역시 제자 사랑을 표하시네요. 교수님께서 이번 학기에 맡으신 수업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두 과목을 맡았습니다. 첫째는 종자생명공학연구 방법론으로 형질전환작물의 개발 방법을 포함한 종자생명공학분야의 연구방법들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실습을 통해 실험기술을 습득하는 수업입니다. 둘째는 분자육종학 최신기술로 분자육종 분야에서 최근 개발된 신기술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신품종 개발 과정에서의 활용 방법에 대해 배우는 과목입니다. 추가적으로 다음 학기부터는 종자생명기술트랙의 풍부한 커리큘럼을 위해 작물유전학 특론과 작물RNA생물학 특론 같은 새로운 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며, 대학원생들의 배움의 폭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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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앞으로 교수님의 계획과 추진하고 싶으신 연구는 무엇인가요?


 현재 저의 모든 관심과 계획은 이제 막 문을 연 연구실에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만드는 것으로 현재 1명의 연구원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실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 눈앞의 현실인 연구실 운영을 위한 연구비 수주에 대해 많은 걱정과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순환 구조의 연구실을 만드는 것입니다. 소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인 질문과 비슷합니다만, 초기 연구비를 바탕으로 양질의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그로부터 얻은 좋은 연구 결과를 우수 논문으로 발표하며 이를 밑거름으로 다시 연구비를 안정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말합니다. 우수한 연구 인력과 장비의 확보 및 원활한 연구실 운영은 안정적인 연구비 조달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애기장대를 이용한 기초연구를 주로 수행하였습니다. 하지만 항상 기초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작물에 응용하여 인류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종자생명과학연구소는 저의 연구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세계 인구와 가속화되는 지구 온난화 등의 이상 기후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 규모 증가는 식량 자급률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과 공급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재배 환경에 적응력이 강화된 신품종의 개발이 시급하지만, 녹색혁명을 주도하였던 전통 육종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유전공학기법을 이용하여 생명공학작물을 개발하는 유전자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물분자생물학연구실에서는 아시아 국가의 주요 식량 작물인 벼를 연구대상으로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가뭄, 고온, 염해 및 침수)에 관여하는 long noncoding RNA를 대량 발굴하고 기능과 역할을 밝히는 기초 연구를 통해, 변화된 환경에 적응력이 향상되어 수확량이 증대된 벼를 연구 개발하려고 합니다. 이로써 궁극적으로 안정적인 식량 생산과 공급을 통해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8. 국농원에 입학한 대학원생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먼저 지리적으로 멀리 위치한 우리 국농원에 입학한 대학원생들의 높은 열정과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을 보고 있으면 대학원에 갓 입학하여 좌충우돌하며 Science를 하나씩 배워가던 때가 떠오릅니다. 일 년 중에 원하는 실험 결과를 얻는 날이 며칠 안 되지만 작은 데이터에서 얻는 성취감과 기쁨으로 힘든 대학원 생활을 견뎌내고 꿈을 키워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고비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과정이 여러분 성장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 모두 서울대 국농원의 일원으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서울대의 위상에 걸맞은 실력과 비전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시길 바라며, 저 또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의 꿈을 향해 열심히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9. 평창캠퍼스에 꼭 있었으면 하는 시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Faculty & Students Club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캠퍼스 구성원들이 일과 후에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캠퍼스 내에서 친목도모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건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시원한 맥주와 스낵과 같은 가벼운 안주를 염가에 제공하며 포켓볼, 다트 및 테이블 사커와 같은 게임 및 TV 시청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겠지만 연구실 구성원의 환송식, 환영식 및 연구실 파티 장소로도 유용할 듯합니다.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새로 조성된 캠퍼스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더 분발해야겠지만, 향후 국가발전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농업 분야의 중추 기관으로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