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교수의 농산업 트짚] 브라질 농업의 다음 경쟁력은 ‘유통’에서 시작된다
기사링크: https://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6796 세계 식량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브라질 농업이 농자재 유통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11~13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제15회 농자재 배급자 전국 협회(ANDAV Congress)는 이러한 브라질 농자재 산업의 현재와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ANDAV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농자재 유통의 47 를 담당하는 소매유통망은 농자재 매출 약 29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주요 작물은 대두 43 , 옥수수 20 순이며, 전체 농자재 매출에서는 화학 농약이 43 , 비료 17 , 종자 16 를 차지했다.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할 이슈는 농자재 유통의 위상 변화다. 과거 유통업체는 제조업체와 농가를 연결하는 중간 단계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과 시장 정보, 금융, 현장 서비스를 농가에 전달하는 농업 공급망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특히 지역 유통업체의 경쟁력이 눈에 띈다. 이들은 지역별 작물과 재배 방식은 물론 농가의 경영 환경을 이해하며 농업인과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한다. 대형 자본이 규모의 경제로 경쟁한다면 지역 유통업체는 고객과의 친밀감과 지역 전문성을 무기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14 의 높은 대출금리와 신용 공급의 선별 강화, 농가의 재무 부담, 회생절차 증가는 농자재 유통업체의 경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전하게 성장하느냐’다.파울로 티부르시오(Paulo Tiburcio) ANDAV 회장은 유통 마진이 축소되는 가운데 불량 채권이 매출의 10 에 이르렀고 유통단계를 단순화하는 직접 판매도 30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융 기관과 신용 평가 기관의 신용 정보 서비스 확대도 향후 유통업체의 금융 리스크 관리 역량의 중요성을 드러낸다.세제 개혁도 변수다. 유통 기업은 세금 변화에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격과 마진, 재고, 거래 조건, 지역별 사업 전략까지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농업인 공급가격 인하를 위한 수입 완제품 농약 무관세 논의는 브라질 내 제조기업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과 맞물리며 논란이 이어졌다.새로운 성장축도 빠르게 부상했다. 전 세계를 선도하는 바이오에너지와 바이오인풋(bioinput) 그리고 정밀농업, 데이터 기반 기술이 대표적이다.브라질 농업은 ‘더 많이 생산하는 농업’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으로 변모했다. 이에 유통업체 역시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을 농가에 연결하는 역할을 겸한다.이 과정에서 사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제품의 특성과 사용법을 설명하는 영업 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농가가 어떤 문제를 겪는지 진단하고 기술과 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자문형 인재가 필요하다. 결국 유통의 경쟁력은 상품 자체보다 사람과 서비스, 정보의 결합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한국 기업에 대한 기대도 확인됐다. 현장에서 만난 카를루스 굴라르트(Carlos Goulart) 브라질 농림축산부(MAPA) 차관보는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한·브라질 농업기술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혁신적인 애그테크 솔루션이 브라질 농업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올해 ANDAV Congress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브라질 농업의 다음 성장 사이클에서 시장 확대만을 노리는 기업은 승자가 될 수 없다. 변화하는 시장의 위험을 관리하며 농가에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농업의 경쟁력은 이제 무엇을 생산하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떻게 농가에 가치를 전달하는지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혁신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유통’이 있다.출처 : 농수축산신문(https://www.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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