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구성원] 빗나간 쌀 통계...27만톤 격리했어도 남는 쌀

작성일 : 2022.06.22 조회수 : 874

기사 링크: http://www.newsfarm.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403

 

올해 들어 2021년산 쌀에 대한 시장격리가 두 차례나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쌀값 하락과 유통업체의 재고 부담이 커지는 등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정부가 산정한 격리물량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쌀 관련 통계치에서 근거한 초과생산량을 잘못 짚었다는 이유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년산 쌀 가격하락이 지속되자 시장안정을 위해 지난해 말 시장격리 계획을 발표했다. 통계청에서 내놓은 쌀 생산량 388만톤에서 추정 수요량 361만톤을 뺀 27만톤을 초과생산량으로 보고 지난 5월까지 두 번에 걸쳐 격리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격리에도 불구하고 쌀 시장은 혼란스럽다. 산지 쌀값은 전년 수확기 전보다 낮아지는 역계절진폭이 반복되고 있고,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유통업체는 넘치는 재고에 판매 부진까지 겹쳐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상황이 이러자 산지에서는 수확기(10~12월)를 약 4개월 앞두고 15~18만톤가량의 3차 시장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산정한 격리물량의 약 50~60%를 시장에서 추가로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애초에 정부가 초과생산량 자체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는 양곡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가 되는 쌀 관련 통계량 산정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쌀 수급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수급안정을 위한 격리물량을 산정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농업 현장에서는 쌀 관련 통계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통계자료가 현장에서 바라보는 것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은 줄곧 제기된 문제다. 올해만 보더라도 정부는 시장격리곡을 27만톤으로 잡았으나, 산지에서는 이보다 15만톤 이상을 더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치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면서 “통계의 정확성을 높여 괴리감을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수요 부분에서 사용하는 통계치인 예상소비량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어 정확한 수요량 예측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농업경제 전문가는 “실제 시장에서 소비된 양을 추정하는 소비량은 연초에 알 수가 없고, 연말이 돼서야 예측할 수 있어 당해연도 생산과 시간적 차이로 인한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는 시장격리제가 시장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소비량 통계자료 자체의 오류도 문제다. 양곡소비량조사에서 외식 소비량은 별도로 조사하지 않고, 가정 내 소비량과 동일하다는 가정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식 소비량이 가정 내 소비량보다 적을 경우, 현행 1인당 양곡소비량은 실제보다 과대추정 됐을 우려가 있는 셈이다. 

반대로 가정에서 전혀 밥을 먹지 않고 오로지 외식에 의존하는 가구의 경우는 소비량이 0으로 산정된다. 실제 쌀을 소비하고 있어도 통계상으로 잡히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에 쌀 관련 통계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교수는 “시장격리 등 양곡정책 수립에는 쌀 생산·소비와 관련된 정확한 통계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수급 조절에 꼭 필요한 생산량, 소비량, 재고량 등 통계치는 더 분명하게 다뤄져야 한다. 통계가 현장에 신뢰를 줄 수 있도록 현행 통계 방식을 엄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한국농업신문(http://www.newsfa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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